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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 정보, 줄거리, 결말, 후기

by 강무비 2024. 3. 12.

 

정보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극장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일본에서는 2001년에 개봉했는데, 한국에서는 2002년에 개봉되었습니다.

 

 모노노케 히메를 제작하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은퇴를 선언했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별장에 지인들을 초대해서 소풍을 갔을 때 지인의 10살 된 딸이 냇물에서 놀다가 신발이 떠내려갔던 해프닝에서 착상을 얻고 이 영화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어린 소녀가 영화 속 세계에 흘러 들어와 온갖 이상한 일을 경험하고, 자신도 미처 몰랐던 내면의 잠재되어 있는 용기와 힘을 발휘한다는 내용을 토대로 내용을 구상하고 다시 감독으로 복귀하였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초등학생 때 처음 접했는데, 20년이 지났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여전히 이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모노노케 히메와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을 넘어서 현대 문화사를 빛낸 영화 중 하나로 여겨지며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고의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제목: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개봉: 2002.06.28
장르: 애니메이션, 판타지, 모험, 가족 (전체 관람가)
국가: 일본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히이라기 루미, 이리노 미유
러닝타임: 126분

 

 

줄거리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 치히로의 가족. 이사를 가는 와중에 길을 잘못 들어 한 터널 앞에 도착한다. 치히로는 말려보지만 부모님은 흥미롭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그 터널에 들어가고, 신의 세계에 들어 가게 된다. 이곳이 버블경제 때 우후죽순 만들어졌다가 버려진 유원지라고 생각한 부모님은 아무렇지 않게 그곳을 돌아다니다가 문이 열린 포장마차를 보게 되고, 주인 허락 없이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곳은 버려진 유원지가 아닌 신을 모시는 동네였고, 신들을 위해 준비한 음식을 마음대로 먹어버린 죄로 부모님은 돼지로 변한다. 치히로는 돌아갈 수도, 어디로 도망가지도 못한 채 서서히 사라져 버리고 있는 찰나에 하쿠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사라지는 걸 막는다.

 

 하쿠는 치히로에게 이곳에서는 일하지 않으면 유바바가 동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에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치히로는 대중탕에서 일을 얻기 위해 가마 할아범과 린의 도움을 얻어 유바바를 찾아간다. 유바바는 치히로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유바바의 아들 보우가 잠에서 깨는 바람에 보우를 달래기 위해 억지로 계약하게 된다. 일을 하게 해주는 대신 치히로라는 이름을 뺏어서 '센'으로 개명한다. 

 

 린과 함께 일을 하며 적응하는 센, 유바바가 없는 틈을 타 하쿠가 센을 찾아온다. 돼지로 변한 부모님을 보여주면서 예전 이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름을 잊게 되면 돌아가는 길을 잊게 된다. 하쿠 또한 진짜 이름을 잊어버려서 돌아갈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치히로는 다시 돌아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일을 하고, 강의 신을 잘 모신 대가로 경단을 받게 된다.

 

 비가 오는 날 치히로의 친절로 온천에 들어오게 된 가오나시는 금을 직원들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금을 통해 사람들을 현혹하고 잡아먹는다. 하지만 정말로 원하는 치히로는 현혹되지 않고, 화가 난 가오나시는 치히로를 추격하고 온천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그 사이 하쿠는 유바바와 유바바의 언니, 제니바에게 죽일 위험에 당하게 되고, 강의 신에게 받은 경단을 먹여서 제니바의 도장을 토해내게 한다. 치히로는 하쿠를 살리기 위해 제니바에게 도장을 돌려주고 용서를 구하기로 한다.

 

결말

 제니바에게 가기 위해서는 기차를 타야 하는데, 돌아오는 기차는 없다. 하지만 사랑의 힘으로 치히로는 마법으로 변한 보우와 까마귀, 그리고 가오나시와 함께 기차를 타고 떠난다. 치히로는 제니바에게 도장을 돌려주고, 하쿠와 가족을 구하기 위해선 스스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쿠를 구하기 위해선 예전 하쿠를 기억해야 하는 치히로. 때맞춰 치히로를 데리러 온 하쿠, 용이 된 하쿠의 등에 타고 다시 온천으로 돌아가던 중 치히로는 하쿠와의 옛 과거를 기억해 낸다. 

 

 하쿠는 강의 신이었는데 재개발로 인해 강이 메워지면서 강이 사라졌고, 갈 곳 없었던 하쿠는 마법을 배우기 위해 유바바 밑에서 일하게 되면서 원래 이름을 잊게 되었다. 치히로 덕분에 원래 이름을 기억하게 된 하쿠는 진짜 본명을 찾았기 때문에 유바바의 제자를 때려치울 거라고 한다. 

 

 둘은 다시 온천으로 돌아오게 되고, 유바바는 치히로에게 12명의 돼지 중에서 진짜 부모를 찾으면 부모와 함께 돌려보내 준다고 한다. 치히로는 정답을 찾고 유바바와 한 계약서를 태우고, 부모와 함께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쿠는 터널을 지날 때 절대 뒤 돌아보지 말라고 한다. 아쉬움을 감추고 치히로는 부모와 함께 터널을 무사히 지나 자신이 살던 원래 세상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후기

Good Points: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이름들에게

 이 영화에서는 유독 '이름'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땐 단순히 어린 나이에 가족들 없이 사회생활에 뛰어든 어린 소녀의 상황과 감정에 동화되어 슬펐습니다. 하지만 해가 지나고 다시 이 영화를 보니 이 세상에서 나의 존재, '이름'이 사라져 가는 것에 슬픔이 더욱 느껴졌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이름으로 별명이 만들어져서 본명이 그렇게나 싫었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내 이름이 마음에 들어도 불리는 곳이 점점 사라집니다. 회사에서는 직급명으로 불리고, 가정에서는 누구의 엄마 또는 누구의 아내로 불립니다. 이름이 불리는 곳이 점점 줄어들면서 어린 시절에 꿈꾸었던 미래와 희망도 서서히 작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쿠가 말한 거겠죠. 이름을 잊어선 안 된다고. 어린 시절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나의 본명을 알려준다면 저도 이 세상의 마법에서 풀려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저는 미련이 많아서 뒤돌아보지 말라는 하쿠의 말을 어겨 다시 마법에 걸릴 것 같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뿐만 아니라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오르페우스 등 다양한 곳에서 '뒤돌아보지 말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아야 원하는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거겠죠. 이동진 평론가의 칼럼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뒤돌아보지 마세요. 정말로 뒤돌아보고 싶다면 터널을 완전히 벗어난 뒤에야 돌아서 보세요." 

 

  이런 저런 이유로 개봉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한 사랑을 받고 최고의 영화라고 불리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어린 애들만 좋아하는 모험 이야기가 아닌 어른들도 다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영화라 안 보셨다면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별점 ★ ★ ★ ★ ★